의심에서 눈물로, 한 선생님의 따라가기
'저 아이가 매일 급식을 하나씩 더 가져가. 아마도 훔치는 것 같아.'
그래서 선생님은 아이를 따라가기로 했다.
학교가 끝나고, 아이는 뛰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몰래 뒤쫓았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깡촌의 작은 판잣집.
아이는 문 앞에서 말했다.
'엄마, 오늘은 소고기야! 선생님이 몰래 준 거야.'
그 순간, 선생님의 눈물이 터졌다."
가장 부끄러운 순간은, 내가 의심한 사람이 사실 가장 착한 사람이었을 때다.
경기도의 한 작은 초등학교. 5학년 2반 담임 선생님 김수진. 나이 스물여덟, 교사 경력 3년 차.
그녀는 요즘 한 아이가 유독 신경 쓰였다. 이름은 동호. 키는 작고, 말은 없는 아이. 공부는 중간쯤이었고, 주변에 어울리는 친구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급식 시간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동호는 밥을 허겁지겁 빨리 먹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살폈다. 선생님이 안 보는 사이, 그는 급식 접시를 하나 더 들고 자기 책가방에 몰래 넣었다.
첫날, 선생님은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하고 모른 척 넘어갔다.
하지만 둘째 날에도, 셋째 날에도, 넷째 날에도 같은 행동이 반복되었다.
선생님은 확신했다. '저 아이는 급식을 훔치고 있어.'
그녀는 동호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먼저 확실한 정황과 증거가 필요했다.
동호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가 끝났고, 선생님은 동호와 함께 교문을 나섰다. 그런데 동호는 학교에서 나오자마자 갑자기 앞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놀라서 황급히 뒤쫓았다.
"집이 멀어서요! 엄마가 기다리세요!"
동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쉬지 않고 뛰었다. 선생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 작은 뒷모습을 바짝 뒤따라갔다. 그렇게 30분을 걸었다. 시내를 벗어나 굽이진 논길을 지나 도착한 작은 산기슭. 그곳에는 남루한 판잣집 하나가 위태롭게 서 있었다.
동호가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밖까지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
문밖에 서 있던 선생님은 그 말에 못 박힌 듯 멈춰 섰다.
'몰래 준 거? 나는 준 적이 없는데...'
방 안쪽, 동호의 엄마가 얇은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병색이 완연한 창백한 얼굴이었다.
"네! 그런데 선생님은... 아직 안 오셨어요."
선생님은 문밖에서 입술을 깨물며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
엄마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픈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그런데 동호야, 선생님은 너에게 소고기를 준 적이 없는데..."
동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아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동호야, 사실대로 말씀드려라." 엄마가 타이르듯 말했다.
동호가 결국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 그녀가 '도둑질'이라고 의심하고 추궁하려 했던 그 행동은, 사실 아픈 엄마를 살리고 싶은 어린 아들의 처절한 '사랑'이었다.
선생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동호의 엄마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아니에요. 제가 백번 잘못했어요. 제가 명색이 선생님이면서, 제자를 함부로 의심하다니요."
선생님은 그날, 동호의 좁은 방에 두 시간 동안이나 머물렀다. 동호의 엄마는 암 말기 환자였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어린 동호는 엄마의 유일한 보호자이자 간병인이었다.
다음 날, 선생님은 학교에 출근하자마자 교감 선생님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교감 선생님은 사연을 듣고 즉시 학교 차원의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 급식비 전액 지원, 방과 후 교실 무료 수강, 그리고 매주 영양가 있는 반찬 지원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며칠 후, 선생님은 동호를 조용히 교무실로 불렀다.
선생님은 정성껏 준비한 쇼핑백을 내밀었다. 그 안에는 영양제, 신선한 과일, 그리고 따뜻하게 보온된 도시락이 들어 있었다. 동호의 굵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이의 순수한 고백에 선생님은 가슴이 뜨끔하게 찔려왔다.
몇 달 후, 동호의 엄마는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동호는 더 이상 세상에 홀로 남겨진 고아가 아니었다. 곁에는 선생님이 있었고, 따뜻한 학교가 있었고, 손을 잡아주는 반 친구들이 있었다.
동호는 무사히 중학교에 진학했다. 선생님은 그 후에도 꾸준히 동호를 찾아가 안부를 살피고 밥을 사 먹였다.
시간이 흘러 동호의 고등학교 입학식 날. 훌쩍 자란 동호는 선생님께 또박또박 쓴 편지 한 통을 건넸다.
저도 커서 꼭 선생님이 될 거예요.
제자를 함부로 의심하지 않는 선생님, 제자를 먼저 굳게 믿어 주는 그런 선생님이요.
선생님, 그날 저를 포기하지 않고 집까지 따라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날 흘리신 선생님의 눈물이, 벼랑 끝에 있던 저를 살렸어요."
선생님은 그 편지를 쥐고 또 한 번 엉엉 울었다. 하지만 이번에 흘린 눈물은 부끄러움이 아닌, 벅찬 기쁨과 보람의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