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까치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라는 작은 책이 있습니다. 거기에 아버지와 까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요한 가을날 까치 한 마리가 뜰로 날아왔습니다. 치매가 있는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요."
아버지는 조금 후 다시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라니까요."
아버지는 창밖을 보시더니 또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고요."
그때 옆에 계시던 어머니가 안타까운 듯 말씀하셨습니다.
"아범아, 너는 어렸을 때 저게 무슨 새냐고 100번도 더 물었지. 그때마다 아버지는 '까치란다, 까치란다' 100번도 넘게 대답하시면서 네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단다. 그래서 네가 말을 배울 수 있었지."
언젠가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아버지와 까치의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식은 귀찮아하지만 아버지는 100번도 1000번도 대답하시면서 우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지금 힘없이 떨리는 저 손이 처음 발을 딛고 일어설 때 잡아 주시던 손, 땅바닥에 넘어져 무릎을 쨌을 때 울던 나를 일으켜 세우시던 그 손, 코 흘릴 때 훔쳐 주시고 눈물 흘릴 때 닦아 주셨던 손입니다.
이제는 매를 들어 때리셔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가랑잎처럼 야위신 손, 이제는 우리가 아버지의 손을 잡아드릴 때입니다.
오늘이 어버이주일입니다. 선물도 식사 대접도 좋지만, 부모님의 손을 잡아드린다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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